저출산의 원인: 권리와 의무 사이의 언밸런스
권리와 의무는 비례해야 한다. 이 명제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권리가 있다면 마땅히 그에 따르는 의무가 있어야 하며, 의무가 없다면 권리또한 없어야 한다. 이 명제는 그만큼 그 자체로서 당연히 참인 명제, 즉 공리(Axiom)인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2030 젊은 남성들에게 병역의 의무는 존재하지만 그에 따르는 어떠한 부가적인 권리나 보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반면, 젊은 여성들은 병역의 의무를 짊어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남성들과 동등한 권리를 누린다. 여기서부터 무수히 많은 사회문제가 파생되어 발생했으며 저출산 문제도 그중 하나일 수 있다. 과거 80년대 이전 가부장제가 만연한 한국사회에서 여성은 남성과 대등한 권리를 누리지 못했었다. 똑똑한 남동생을 대학에 보내고 뒷바라지를 하기 위해 누나가 공장에 다닌다던가 하는 서사가 일반적인 것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병역의 의무로부터 면제됨으로써 일그러졌으나 어떤 의미로는 밸런스가 맞는 시대였다. 그래서 남존여비가 옳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권리와 의무의 밸런스 측면에서 보자면 적어도 대차가 일치한다는 사실진위에 대한 판단일 뿐이다.
세월이 흐르며 바야흐로 남녀평등에 대한 요구가 사회 곳곳(주로 여성계로부터) 터져나왔다. 이또한 어떠한 가치판단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시대흐름과 변화에 대한 사실기술이다. 남녀평등. 좋다. 문제는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누리고자 한다면 동등한 의무또한 짊어져야 하는데, 정작 동등한 권리를 요구하는 측에서 이런점은 무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정치권에서 조차 본인들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이러한 요구에 대해 그 어떠한 의무부과(반대급부)도 하지 않은채 그저 오냐오냐 받아주기만 해왔다.
그 결과, 온갖 여성특혜성 정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게 극에 달했던게 지난 문재인 정권이지만 따지고 보면 특정 정권에 국한되는 얘기도 아니다. 그리고 그 책임은 40대 이상 기성세대 남성들에게 있다. 애초에 결정권은 586세대의 남성들이 쥐고 있었고 그걸 밑에서 보좌했던게 40대들이지 않은가. 어느 나라, 어느 사회를 가나 40대~50대가 그 사회의 주축이다. 그들은 정부와 기업의 요직에 앉아있고 권력과 부를 쥔 자들이다. 그러니 그들을 기성세대라 부르는게 아니겠다. 그들은 여성계로 부터 쏟아지는 권리에 대한 요구를 무분별하게 수용했고 그 결과가 이 모양이다. 세계 최저수준의 저출산과 고령화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대한민국.
젊은 남성들은 좌절할 수 밖에 없다. 여전히 그들에게 남성으로서 요구되는 의무는 무겁다. 병역의 의무, 경제적의무, 강인한 남성성에 대한 요구 등... 그러나 그에 따르는 반대급부, 그러니까 권리는 사실상 전무하다. 대체 어떤 호구가 아무런 보상도 없는 의무를 좋아라 하겠는가. 과거 가부장제에서는 이러한 의무와 요구가 정당화 될 수 있었다. 그때는 남성이 여성보다 더 많은 권리를 누렸으니까 더 많은 의무를 짊어지는 것이 당연했던 것이다. 결국, 젊은 남성들은 보상 없는 의무에 지칠대로 지쳤다. 이로인해 애국심은 이미 바닥났고 심지어는 자국에 대한 혐오, 자국 이성에 대한 배신감, 기성세대 남성들에대한 원망과 불만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다. 가부장제하에서 남성으로 덕을 본 기성세대 남성들이 정치권력을 꿰찬채 2030 젊은 남성들을 온갖 남성차별적인 정책으로 희생시키면서 본인들이 여성의 권리를 진전시켰다며 생색을 내고 있으니 말이다. 동 세대 여성들은 정부로 부터 온갖 특혜성 정책을 누리면서도 오히려 아무런 의무도 짊어지지 않은 특권층처럼 되어버렸으니 말이다. 설상가상으로 애도 낳지 않아 저출산으로 나라 망하는데에 귀책사유가 있음에도 말이다.
전통적인 가부장제에서 여성과 아이가 보호대상으로서 우선시 되었던것은 그게 종족보존의 관점에서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남자 혼자서 여러 여자를 임신시킬 수 있지만 여자가 혼자서 한번에 임신할 수 있는 양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남자 한명과 여자 여러명이 살아남는 쪽이 그 반대의 경우보다 번식에 유리하다. 따라서, 남성은 여성과 아이를 보호해야 했으며 남성의 목숨은 전쟁과 재난시에 우선적으로 소모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 대가로 사회는 남성에게 더 많은 권리와 명예와 자부심을 부여했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에서 그 의무이행에 따른 명예는 군무새라는 조롱으로 폄하되었고, 권리나 보상은 없어졌다. 젊은 남성에게 부과되는 의무는 여전한데 보상(권리)는 없고 오히려 여성특혜성 정책으로 차별까지 하고 있으니 좌절하는 것이다. 게다가 여성들이 남성에게 결혼시 요구하는 남성으로서의 의무(경제력, 강인함 등)는 여전하지만 여성특혜성 정책과 취업난, 입시전쟁, 경제위기등의 대외요인이 겹치면서 점점더 여성이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하는 남성의 절대적인 숫자는 줄어들고 있다. 예전과 달리 젊은 남성들은 입시와 취업 등 모든 분야에서 여성과 경쟁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는데 정책적으로 남성을 차별하니 당연한 결과다.(여대 약대 TO 문제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결국 젊은 여성들은 가부장제부터 이어져 온 남성에 대한 기준을 바꾸지 못한채 눈만 높아진 반면 그 기준을 충족시키는 남성의 절대적인 수는 급감하여 결혼을 기피하게 되었고 반대로 남성은 위에서 말한 좌절감과 배신감 때문에 자국 여성을 기피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요즘들어 자꾸 남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국제결혼에 대한 글이 올라오고 국제결혼이 오히려 자국이성과의 결혼보다 더 좋은 것으로 회자되는 것 또한 이런 맥락이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답은 간단하다. 여성에게도 동등한 의무를 부과하면 된다. 개인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정책을 제안하고 싶다.
1. 여성도 일반병사로 입대할 수 있도록 병역법을 개정
2. 군 미필자에게는 국방세 부과(단, 군필여성/아이를 둘 이상 낳은 여성은 면제)
3. 독신세 부과(자녀가 있는 남녀는 면제)
여성에게 병역에 대한 의무를 부과하는 것과 동시에 선택권을 주자는 것이다. 아이를 낳아 인구 재생산에 기여하던가, 군대를 가서 국방에 기여하던가, 둘 다 싫으면 하다못해 세금이라도 더 내라는 것이다. 물론, 이때 국방세와 독신세는 차라리 결혼을 하거나 입대를 하는게 더 메리트 있게 느껴질 만큼 충분히 높은 세율이어야 한다.
스타프래프트가 잘 만든 게임이라 불리며 10년 넘게 롱런 할 수 있었던 비결은, 세 종족이 나름의 개성과 특징을 갖추면서도 게임의 밸런스가 기가막히게 잘 맞았기 때문이다. 반면 단명하는 게임의 특징들 중 하나가 게임밸런스가 엉망이라는 점이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시민들간 의무와 권리의 균형이 언밸런스한 나라는 롱런할 수 없다. 고려와 조선이 약 500년을 갔는데 건국된지 100년도 채 안된 대한민국이 벌써부터 저출산으로 골골대는 걸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외세가 침략한 것도 아닌데 안으로 부터 곯아서 무너지는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여성의 권리 진작이 출산율 증가에 별 도움이 안된다는 것은 이미 통계적으로 검증된 팩트다. 세계 각국의 출산율 통계만 보더라도 우리보다 출산율 높은 나라 치고 우리나라처럼 여성만을 위한 부처가 있고 여권이 높은 나라가 몇이나 있나. 그러니 헛돈 쓰지 말고, 여성특혜성 정책 폐지하고 그 돈으로 '진짜' 저출산 정책에 올인해야 할 때다.